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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산행기 ㅅ

2008.12월 신불재의 겨울

by 와송 2008. 12. 22.

신불재의 겨울

2008.12.21()

홀로

코스;불승사(건암사)/신불재/삼봉능선 갈림길/1083/1026/원점회귀

 

이 코스에 대한 만족도;★★★★

구포출발 840-불승사 도착 925

등산 935-하산15

 

전국적으로 비와 눈이 오는 곳이 많다.

부산,경남 지방은 비가 오고 있다.

 

이때에 낮은 산을 찾으면 겨울비를 맞으며 등산을 해야 된다.

그러나 가지산이나 신불산을 찾으면 눈 산행을 할 수 있다.

부산지방에 비가 오면 거기는 십중팔구는 눈이 오기 때문이다.

 

출발할 때 하늘이 온통 까맣더니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불승사 앞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다.

 

차 안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출발 준비를 한다.

산행로 입구의 가정집이 건암사란 간판을 달았다.

 

팥죽 먹고 가세요!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동짓날이다.

나중에 내려오면서 들릴게요.“하고 숲속으로 들어선다.

 

이제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먹는 세시풍속[歲時風俗]은 우리가 잊고 지내는 것 중의

일부처럼, 일반인들한테서는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다.

아마도 우리세대를 지나면 아들 세대에서는 사찰에서나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숲속은 낙엽들이 빗방울을 촉촉이 머금고 있어 걷기에 좋다.

기온이 포근하여 장갑도 벗고,모자도 벗는다.

땀이 비 오듯 한다.

계절은 겨울이지만 마치 봄비를 맞고 걷는 기분이다.

 

숲속이 너무 조용하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적막을 깰 뿐이다.

사색하기에 참 좋은 순간이다.

 

보통 때 같으면 시끌벅적한 산행로가 너무 조용하니까

오히려 으스스한 느낌이다.

 

사람은 살면서 한번쯤은 절망할 때가 있다.

그런 때 진정 위안이 되고 기댈 수 있는 친구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누구에게 그런 존재인지 아니면 나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신불재 대피소 아래 밧줄지대에 서니 비가 싸락눈으로 변한다.

싸락눈은 순식간에 하얗게 쌓이기 시작한다.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설 때는 미끄럽다.

아마도 눈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대피소의 굴뚝에서 나무타는 냄새가 구수하다.

대피소를 지나니 손을 녹이고 가라고 부른다.

 

사양을 하고 신불재에 서니 비닐로 간이천막을 치고 어묵을 팔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안에 서너 사람이 들어가 있다.

 

바람도 거세지고 눈보라가 치니 안면보호대도 꺼내야 하고

손난로에 기름도 넣어야 할 것 같고 해서

간이천막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내가 들어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하는 수 없이 신불재 나무데크 아래로 내려가서 배낭을 뒤적거린다.

손이 무척시렵다.

그러나 완전무장을 하고 나니 눈보라가 걱정되지는 않는다.

 

몇 팀의 사람들이 눈 산행을 즐기러 왔다.

그러나 대부분 추위 때문에 오래있지는 않는다.

 

오늘 계획은 1083봉 아리랑릿지 갈림길에서 능선산행을 하여

불승사로 원점회귀를 하려고 했으나,

1083봉을 지나 돌탑이 있는 지점에도달하여

영축산으로 한바퀴 돌아볼까 하다가

 

눈이 점점 많이 쌓이고 지척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시계가 불량한관계로 포기하고

다시 왔던 길로 하산을 한다.

고도를 낮추어 처음의 산행로 입구로 내려올수록 눈이 비로 바뀐다.

겨울의 산은 변화무쌍하다.

 

하산 길에 해운대에 사는 사람과 동행을 하여

 건암사에서 팥죽을 한 그릇 얻어먹고 빗속을 달려 귀가한다.

 

 


신불재 대피소의 겨울



불승사 입구-여느 때 같으면 주차한 차량들이 많을텐데 오늘은 한 대도 없다



구름이 잔뜩끼어 지척을 분간하기 힘들다



전망대에 서니 좌측 삼봉능선의 호랑이봉이 잠시 구름을 걷어내고 있다

이제 비가 그치려나하고 희망을 가졌으나 고도를 조금 높이자 비가 곧 눈으로 변한다





신불산 대피소 아래 밧줄지대에 서니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여 확인을 하니 싸락 눈이다

싸락 눈은 함박 눈과 달리 순식간에 쌓이기 시작한다









신불재 대피소에서는 장작을 태우고 있었다

장작타는 냄새가 좋다

예전에 산골에 살 때 많이 맡아본 냄새다





결국 사람은 이 세상에홀로 와서홀로 가는가?

아무도 지나지 않은 이 길 위의 발자국을 돌아보노라니

문득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또한 앞으로 가야할 길도 있다







신불재에도 비닐 천막을 치고 어묵을 팔고 있는 장사꾼이 새로 생겼다

가을에 여기서 막걸리를 팔던 사람인 모양이다

아래쪽 신불재 대피소와 묘한 경쟁관계를 이루고 있을 것 같다

사람도 그리많지 않은 곳에서 손님을 나눠먹기 하고 있으니......









신불재에는 사람들이 제법 지나다닌다

영축산쪽에서 오는 사람과 신불산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지난다












아리랑릿지 갈림길이 있는 곳-전망대





능선에는 눈보라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눈은 제법 쌓이고 있었다











하산길의 신불산 대피소

올라올 때는 제법 미끄러웠는데,눈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니 오히려 미끄럽지가 않다
















뜻밖의 눈 선물을 안고 간다

참고지도-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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