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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산행기 ㄱ

2020 추석연휴 여행-의성 등운산 고운사(2020.10.2)

by 와송 2020. 10. 6.

아쉬운 오대산 소금강 산행

 

2020.10.2.~5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서 항상 벼르고만 있었던 오대산 소금강 산행을 계획했다.

가을 단풍을 보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소금강 오토캠핑장을 이용할 생각으로 캠핑장예약을 했으나

추석 다음날인 102일은 이미 예약이 끝났고,

103일은 단 하나 남은 사이트에 당첨이 되어서 예약을 했다.

그것도 전기가 없는 사이트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야영장도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로 인해

사이트의 절반만 운영하기 때문에 이용가능 개수가 몇 개 되지 않아서

당첨확률도 낮다.

 

103일 소금강 산행을 하기로 하고 102일 오전에 출발하여

여행 삼아서 느긋하게 행동을 한다.

2일 날 숙박지로 정해둔 진부면 서림호텔까지도

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라서 지루하다.

 

첫날은 여행 삼아 가는 길이라서 급할 게 없어

중간에 적당한 곳이 있으면 구경을 하면서 갈 생각이었다.

마침 의성에 있는 천년고찰이 눈에 띄어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일단 의성으로 나갔다.

 

고운 최치원선생과 관련이 있어

절의 이름도 고운사로 개칭했다는 천년고찰을 둘러보았다.

절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커다란 일주문을 지나 절까지 찾아가는 길이 운치가 있다.

 

비포장된 넓은 길을 유유자적 걷는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고 있었다.

다른 절과 다르게 절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느낌이어서

민속촌의 느낌이 든다.

가을 단풍이 들 때 찾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문이 크다

등운산 고운사

 

일주문을 지나 절을 찾아가는 길이 운치가 있다

단풍이 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고운 최치원 선생이 중건했다는 절이다

 

절 입구에 있는 건물이 보통의 절과는 다르게 심상찮다

도랑 위에 건물을 지은 것이다

 

 

숙박지인 진부면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다 되어 간다.

숙소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저녁밥을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숙소에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예정에 없던 비가 내리는 소금강 산행

2020.10.3.()

 

진부면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 보니 새벽비가 내리고 있었다.

예정에 없던 비가 내려서 당황했으나

오전 중에 그친다 하니 일단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산행 들머리인 진고개정상 휴게소로 갔다.

 

산행 중에 비가 그치면 아름다운 운무를 생각하면서 진고개에 도착하니

커다란 주차장에는 제법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거의 다 산행을 위해서 온 사람들이다.

 

운무가 자욱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하고 들머리에 다가서니

노인봉까지만 산행이 가능하다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런?

이게 무슨 날벼락?

 

지난 여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라는 사상 유례없이 커다란 태풍이

연속해서 두 개나 지나가면서 산행로가 파손되어

노인봉부터 금강사까지는 산행을 할 수가 없단다.

이렇게 난감할 수가 있나?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구름이 잔뜩 끼어서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노인봉까지만 갔다 올 이유가 없었다.

개중에는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우리는 소금강야영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야영장에 도착할 무렵부터  야속했던 하늘이 개이기 시작한다.

야영장에 가니 오후 1시 이후에는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야영장예약 종이를 주며 소금강 주차장으로 가라고 한다.

소금강 주차장은 정비가 잘 되어 있으나

식당가는 아직도 정비가 덜 끝나서 어수선하다.

 

여기서도 금강사까지만 산행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거의 대부분이 여행을 온 사람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캠핑장 입장 시간에 여유가 있어

우리도 일단 갈 수 있는데 까지 갔다 오기로 한다.

 

제법 수량이 풍부한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쉬엄쉬엄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따라

십자소와 연화담을 지나 금강사에 도착하니

금강사에서 계곡 건너편 식당암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태풍으로 인해서 파손되어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등산로가 파손된 것은 여기만이 아니고

거의 전구간이 다 그런 모양이다.

아쉬운 마음이지만 산행은 여기까지만 이다.

 

도중 국립공원 공단직원에게 물어보니

등산로가 복구되고 정상적인 산행을 하려면

내년이나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산행로 복구 시기도 예정이 없는 것으로 안내가 되고 있었다.

이것 참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식당가에서 더덕막걸리 한통을 사들고 야영장에 입장을 했다.

커다란 야영장은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서 한적하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기에는 이르지만 점심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점저를 겸해서 식사를 느긋하게 한다.

집사람이 이런 캠핑을 즐거워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소금강 들어오기 전 삼거리 마트에서 사온 삼겹살이

분위기 때문인지 더 맛이 좋다.

단풍은 조금 이르지만 가을 기분을 만끽하며 저녁을 즐겼다.

추석 이틀 후라서 보름달처럼 달도 밝아서 분위기를 돋운다.

막걸리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다음날 아침을 먹고 이슬에 젖은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철수준비를 해서

동해안 7번 국도를 타고 내려올 예정으로 길을 나섰다.

내려오는 길도 시간 여유가 있어

 

일부러 찾아가기는 거리가 먼 강릉 경포대를 둘러보고,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에 들러서 이곳저곳을 구경한 후에

바닷가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왔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적당한 바닷가를 찾다가

우연히 울진 나곡해수욕장 바닷가를 찾아들어갔다.

조그만 바닷가에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시설이 이십여 개가 넘게 있고

화장실과 개수대등 모든 게 갖춰져 있었다.

 

이곳 풍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집사람이 여기서 하룻밤 더 묵고 가자고 한다.

먹을 것이 모두 차에 있고 시간여유도 있으니

모든 것이 갖추어진 여기서 일박을 더 하고

내일 아침 일찍 가자고 한다.

나로서는 난감했지만 그 기분을 맞추어줄 수밖에 없었다.

 

점심을 간단하게 라면으로 때우고

텐트를 치고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우리 말고도 이미 몇 동의 텐트가 쳐져있고,

또 휴식을 취하고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보다 늦게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도 있다.

 

밤이 되니 동해바다에서 오징어 잡이를 하는 배들이 비추는 불빛이

텐트가 있는 우리 쪽까지 훤하게 해준다.

파도소리 벗 삼아 하룻밤을 자고

새벽 다섯 시부터 철수를 시작해서 집에 오니 1030분이다.

뜻하지 않은 추석연휴를 멋지게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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