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7.(일)
홀로
코스;오도재/오도봉/삼봉산/등구재/백운산/금태산/금대산/임도/금대암
구포출발;8시-도착;9시45분
등산;10시15분-하산;16시50분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라고 하는 삼봉산을 찾아 나선다.
날씨가 맑은 날 찾아야 제대로 된 조망을 즐길 수 있다하여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리며 2주 동안이나 미루다가 찾았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었다는 에스자 길을 지나
오도재 쉼터에 도착하니 눈이 쌓여있고 빙판이 된 곳도 있다.
혹시나 싶어 타이어체인은 챙겼는데 정작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았다.
쉼터 전망대에는 거창 방향 산들을 알아볼 수 있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참조하고 바라보니 청명한 날씨 덕분에 황석산 기백산등 내가 다녀온 산들을 볼 수 있었다.
날머리 금계마을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사람과 헤어져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코스는 삼봉산까지 꾸준한 오르막 능선길을 걷다가
등구재까지 꾸준한 내리막을 내려서서 다시 백운산을 힘들게 올랐다가
금대산에서 금대암 진입도로에 내려서는 코스다.
오도재에서 눈 쌓인 능선 길을 따라 사각거리는 눈을 밟으면서
짐승들이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능선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차가운 바람을 맞아야 한다.
능선 우측으로는 삼봉산에 도착할 때까지
오도재 쉼터에서 보았던 산들이 보이고 함양 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삼봉산 직전 전위봉을 오를 때는 아이젠이 없는 관계로 아주 조심해서 오른다.
발 디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올랐다.
삼봉산까지의 길은 음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있었다.
어떤 곳은 바람이 능선으로 눈을 밀어 올려 발목 이상까지 눈이 쌓인 곳도 있다.
그러나 선답자들이 러셀을 해 놓아서 걷는데 지장은 없었다.
삼봉산 정상에서 쉼터에서 보았던 거창 방향 산들과
진행 방향쪽 지리산 능선상의 봉우리들을 감상한다.
그러나 쉼터에서는 산봉우리들이 뚜렷하게 조망되었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안개와 구름들이 산봉우리들을 둘러싸는 현상이 벌어져
기대했던 조망은 힘들어 졌다.
그리고 지리산 방향 조망은 삼봉산 정상보다는
금대암 방향으로 내려서서 있는 암봉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낫다.
눈 쌓인 곳이 많아 편히 앉아서 점심을 먹을 장소가 없어
바람을 피해 도시락만 펴놓고 서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삼봉산을 내려서니 이쪽은 남향이라서 눈들이 거의 다 녹았다.
등구재를 지나서 잠시 쉬다가 올랐는데
휴식 장소에 스틱을 놓고 왔다는 것을 알고
스틱을 찾으러 갔다 오는 바람에 20분 이상 지체하고 말았다.
겨울철 해가 짧을 때는 황금 같은 시간인데 계획했던 코스를 변경해야 했다.
당초 금계마을에서 만나기로 했던 집사람에게 연락해서
금대암에서 만나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마음이 급했는지 아니면 삼봉산 눈길을 오르면서 걸음걸이에 힘이 들어가서인지
무릎이 좋지 않더니 걸음을 걷는데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힘들게 백운산에 오르니 정상석이 한쪽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서 있다.
주의해서 찾아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겠다.
백운산에서 금대산을 가는 길에는 좌측 편으로 오도재가 바라보이고
오도재에서 마천으로 내려오는 도로가 보인다.
통증을 참으며 힘들게 금대산 정상에 오니 산불감시원이 퇴근준비를 하고 있었다.
금대산에 서니 오늘 걸었던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 능선도 한결 가깝게 다가오는데
산봉우리들이 구름 속에 묻혀서 조망이 어렵다.
퇴근하는 산불감시원과 함께 하산을 했다.
촌에 들어오기 전에는 부산에서 신발공장에 다녔었다고 한다.
중학생 남매를 둔 감시원은 농촌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힘들게 쌀농사 지어봤자 농기계 사용료와 농약대등을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하나 없어
내년에는 차라리 농사짓는 것을 포기를 하고 쌀을 사먹어야 겠단다.
그나마 이런 벌이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이것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6개월 동안 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4대 보험이 되고 내년에는 시간당 인건비가 7,500원으로 올라
한 달 약18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어 농촌에서 가계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산불감시원이 놀고먹는 직업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은 GPS를 지급하고 동선을 감시하고 있어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다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내려오니 어느새 금대암 입구 임도에 내려섰다.
임도에 내려서니 때 맞춰 집사람이 차를 가지고 올라오고 있었다.
산불감시원은 주차해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먼저 내려가고
나는 금대암쪽으로 들어가서 지리산 안내판을 보면서
지리산 능선들의 봉우리들을 다시 한 번 감상했다.
제일 가까이서 지리산 능선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
역시나 구름들이 능선상의 봉우리들을 가두어 놓아서 멋진 조망을 보지 못했다.
저녁노을이 지는 지리산을 멀리하고 마천에서 생초로 나와서
고속도로를 타고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