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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여행

2017 추석연휴 여행(10.6~10.9일)

by 와송 2017. 10. 11.

2017 추석연휴 여행(10.6~10.9)

 

올해는 추석연휴가 사상 유례없이 10일간이나 지속된다.

연휴가 긴 덕분에 그동안 숙제로 미뤄둔 치악산 산행을 해보기로 한다.

당초 계획은 23일 이었는데 집사람이 하루 더 일찍 출발하자고 해서

34일 일정이다.

계획에 없던 첫째 날인 6일은 올라가면서 적당한 곳이 나오면 그곳에서 쉬기로 했다.

가는 도중 수안보온천이 생각이 나서 네비에 수안보를 치고 갔는데

수안보온천이 아닌 충북 보은 어느 외딴 동네에 데려다준다.

어찌 이런 일이!

하는 수 없이 인근에 속리산이 가까이 있어

그곳에 숙박할 곳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갔으나

시간상 너무 늦을 것 같아 보은읍 부근 어느 모텔에 일박을 했다.

다음날 저녁에 민박집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예천 회룡포 생각이 났다.

다시 청주-상주간 30번 고속도로를 타고 예천 방향으로 간다.

남상주I.C에서 내렸으나 집사람이 예천 회룡포보다

청남대를 꼭 한번 같이 가보고 싶다고해서

다시 청남대로 방향을 바꿨다.

6일 밤부터 7일 오전까지 30번 고속도로를 3번이나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청남대 도착했다.

일찍부터 사람들이 많이도 와 있었다.

청남대는 인터넷예약을 해야 하나 현장에서도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가 성인은 5000원인데 명절이라고 할인을 해주는 건지

성인2인에 주차비2000원해서 일만 원에 입장을 한다.

넓은 주차장이 이른 아침부터 꽉 채워지고 있었다.

드넓은 공간에 휴식하기 좋은 터  - 그곳이 청남대다.

 

대통령의 휴식처라고 해서 이렇게 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전두환 정권시절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역시 총칼로 정권을 잡은 권력자다운 행보다.

대청댐을 개인 호수 삼아 보트놀이를 하고 낚시도 즐기고

운동한답시고 골프장도 만들고 다이빙시설이 있는 수영장, 테니스장등 그 안에 없는 게 없는

어느 왕도 부럽지 않은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서 까지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데

마땅히 점심 먹을 곳이 없었다.

민박집까지 가는 시간도 많이 걸리는 지라 일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예약한 민박집(일박 5만원)에 도착하니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민박집은 시설이 노후화되고 낡았으며 냉장고도 없었다.

치악산 앞동네는 유달리 민박집이 많다.

아마도 여름 한철 계곡 물놀이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당초 민박은 생각을 하지 않았으나

원주 치악산과 청송 주왕산의 국립공원야영장 예약을 시도했으나

주왕산이 8일 저녁 밖에 없었고

치악산은 아예 예약이 불가능해서 하는 수 없이 민박을 정했다.

국립공원 야영장 예약은 인터넷 선착순인 모양이다.

인터넷 예약 시간이 되어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으나 먹통이 되고 들어가지질 않았다.

30-40분이 흐르고 나서야 접속이 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미 예약이 끝나 있었다.

그나마 청송은 인기가 덜 했는지 8일 날 몇 개가 남아 있었다.

요즘은 캠핑이 대세라더니 실감을 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밥을 해서 먹고 도시락을 쌌다.

집사람과 함께 올라가서 집사람은 구룡사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만 홀로 치악산 산행을 시작했다.

치악산 올라가는 길에 구룡사를 만난다.

 

구룡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절 마당을 지나니 유명 고찰답게 그 기운에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구룡폭포 입구를 지나면서부터 사다리 병창이 시작된다.

 

사다리병창은 많은 사람들에게 악명 높은 계단 길로 유명하다.

나도 그 말을 많이 들어서 약간 긴장을 하면서 올랐으나

생각했던 것 보다 심하지 않았다.

월악산이나 월출산 정도를 다녀왔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에 비하면 덜 한 것 같다.

 

오늘 치악산 산행은 10월 초라서 단풍은 아예 기대하지도 않았고

오로지 시간 여유가 있어 산행을 결행했는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전망이 트이는 곳마다 빨간 단풍잎이 나를 유혹한다.

말등 바위 전망대에 서니 탄성이 절로 난다.

산 사부능선까지 울긋불긋 치장을 하고 나를 유혹한다.

치악산 단풍의 주종은 단풍나무다.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산 아래쪽이면 몰라도 거의 산 정상까지 단풍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것은

치악산이 유일한 것 같다.

정상에 서면 그 유혹이 도를 넘는다.

사방으로 뻗은 산줄기와 계곡마다 울긋불긋 만산홍엽이다.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 단풍시기가 오히려 타이밍 맞게 찾아온 것이다.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아침 일찍 서둘렀고 내려가다가 점심을 먹는 것 보다는

풍광을 즐기면서 점심을 먹고 싶어 정상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하산은 계곡 길로 했는데 길이 너무 좋지 않다.

하산길 내내 돌길이고 이틀 전 비가 내린 까닭에

길이 미끄러워 아주 조심조심하면서 내려왔다.

등산화가 창갈이를 할 때가 다 되어서 인지 더 미끄럽다.

안전하게 조심해서 내려오려다 보니 올라갈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느낌이다.

거의 다 내려와서 보니 이 길도 안전을 위해 계단을 설치한다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산해서 매표소 인근 식당에 들어가 치악산 막걸리를 한잔했다.

집사람이 청송까지 운전을 해준다고 해서 마음 놓고 마셨다.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치악산에 가면 치악산 막걸리를 꼭 권하고 싶다.

지방마다 다니면서 막걸리 맛을 보는 것이 취민데 마셔본 막걸리 중에서 제일인 것 같다.

한 시간에 1000원인 주차비를 지불하고 민박집에 들러 짐을 챙기고 인사를 하고 청송으로 간다.

청송 상의야영장에 도착하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2인용텐트에다 새로산 커다란 타프를 치고 저녁을 준비했다.

밥은 아침에 해놓은 게 있어 텐트장 안에 있는 매점에 들러 돼지고기 목살을 사서

김치두루치기로 막걸리 안주 겸해서 밥을 먹었다.

치악산 막걸리와 비교하니 청송 막걸리는 맛이 떨어진다.

다음날을 생각해서 일찍 잤다.

침낭을 깔고 덮고 잤는데 잠자리는 포근했다.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하고 도시락을 싸고 주산지로 갔다.

산행 출발지인 절골 옆에 주산지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티비에서 보았던 주산지를 처음으로 찾아보았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주산지를 찾아왔다.

저수지에 비친 산 그림자와 물속에 잠긴 버드나무가 신비롭게 느껴진다.

시간이 많이 있었으면 느긋하게 즐겼겠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집사람이 나를 산행출발지인 절골 분소에 내려주고 야영장으로 돌아갔다.

 

절골의 매력에 반하다

절골의 골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냥 그렇고 그런 골짜기가 아니다.

때 묻지 않은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는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넓은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물이 깨끗해서 좋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위와 숲이 우거진 골짜기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수많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고 바윗길을 지나야 한다.

여름에 물이 많이 흘러내릴 때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가메봉 사거리에서 주왕산 최고의 전망대라는 가메봉을 올라보지 않고 내려온 것이 조금 아쉽다.

전기 없는 마을로 유명한 내원마을은 국립공원 정비차원에서 모두 철거되고 없었다.

 

주왕산 탐승의 백미가 시작되는 제3폭포(용연폭포)부터 제2폭포(절구폭포) 1폭포(용추폭포)를 지나면서 부터

학소대 급수대 망월대등의 기암들이 혼을 빼놓는다.

아주 오래전에 한번 보았던 기억들이 가물가물했었는데 지금 보니 그때 기억하고 또 다르다.

야영장 퇴거시간이 되어 집사람 혼자서 텐트를 걷고 식당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오늘 연속되는 등산에 조금 지치기도 했지만 마음은 충만했다.

식당에서 막걸리로 기운을 보충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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