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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8봉 완주 중 4 (재약산에서 천황산까지) 뜻밖의 눈산행에 행복한 하루

by 와송 2024. 1. 22.

영남알프스 8봉 완주 중 4 (재약산에서 천황산까지) - 뜻밖의 눈산행에 행복한 하루

2024.1.21.()

홀로

코스 : 철구소 입구/습지입구/임도 삼거리/진불암 갈림길/재약산 정상/천황재/천황산 정상/천황재/샘물샘 갈림길/간이매점/임도 삼거리/습지입구/철구소 입구

 

이 코스에 대한 만족도 : ★★★★

 

구포출발 : 645도착 : 755

등산: 85하산 : 1550

 

GPS상 거리 : 13.5km

 

구간별 소요시간

철구소 입구-습지 입구 : 90

습지 입구 진불암 갈림길 : 50

진불암 갈림길- 재약산 정상 : 50

재약산 정상-천황재 : 20

천황재-천황산 정상 : 30

천황산 정상-천황재 : 20

천황재-간이매점 : 25

간이매점-습지 입구:35

습지 입구-철구소 입구:70

 

울주군에서 시행하는 영남알프스 8봉 완주 마지막 날이다.

첫 회와 두 번째까지는 11월까지도 기념으로 주는 메달이 남아있었지만

무슨 연유인지  작년 제3회 때는 5월에 이미 끝나버렸다.

 

그 바람에 작년분 메달은 받지를 못해서

올해는 일찍 끝낼 셈으로 서둘러  시작했는데

 1월에 모두 마치게 된다.

 

새벽까지 비가 내렸고 오전 중에도 약간의 빗방울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우산 하나를 준비하여 일찍 집을 나선다.

철구소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다.

 

용주사를 지나 산길을 오르는데

비에 젖은 낙엽 때문에 경사진 길을 오를 때는 길이 미끄럽다.

습지 입구에 도착하니 하얀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쪽에는 비가 내렸지만,

여기는 지대가 높아 비가 눈으로 바뀐 탓이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데크에는 앞서간 사람이 있다.

 

쌓인 눈의 깊이가 있어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데

체격이 큰 사람인지 보폭이 길다.

 

임도 삼거리에서 진불암 쪽으로 새로 난 임도를 걷는데

앞서간 사람이 되돌아간 발자국이 있고

내가 가야 할 길에 더 이상의 사람 발자국은 없다.

거기서부터는 내가 처음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걷는다.

 

다행히 여기는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아 발이 푹푹 빠지지는 않는다.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더 많이 쌓인 것 같다.

여기는 고사리 분교 터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있어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짚어가면서 걷는다.

 

진불암 방향 임도에서 재약산 방향 산길로 올라선다.

여기부터는 환상적인 눈 세상이다.

아주 예전에 덕유산 산행을 할 때 이런 설경을 구경하고, 처음이다.

 

눈이 자주 많이 내리지 않는 부산 경남 지방에서

이렇게 많이 쌓인 눈 세상을 구경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것도 눈이 내리고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그 감동이 덜 한대

오늘은 새벽녘까지 눈이 내렸기 때문에 딴 세상의 설국이다.

 

간간히 내려오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사실 오늘 눈 구경은 생각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더 흥분된다.

눈 구경을 대비하고 온 산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방에 하얀 눈이 쌓인 눈 세상에 구름이 짙게 깔려서

완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쪽 방향에서 올라갈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재약산 정상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모두들 천황산 방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온 사람들이 많아서이다.

 

1월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재약산을 찾는 것도 드문 일이다.

이 모든 것들이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 때문이다.

나는 아직 재약산과 천황산 인증이 남아있는데

재약산 인증을 끝으로 완등했다고

자랑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재약산 인증을 마치고 천황산으로 향한다.

눈이 천황산 방향으로 갈수록 더 많이 쌓여있다.

바람도 더 세차다.

이쪽은 쌓인 눈이 얼었다.

 

도시락을 가져왔지만, 마땅한 장소도 없고 해서

재약산 아래 간이매점에서 라면을 하나 사 먹을 생각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간이매점은 오늘따라 문이 닫혀 있다.

 

매점 앞 테이블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나도 눈 쌓인 테이블의 한 귀퉁이만 걷어내고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일어선다.

 

여기서 습지 입구까지 러셀이 안 되어 있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러셀이 되어 있다.

겨울에 상시로 아이젠은 준비를 해서 다니지만

눈 산행을 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패츠는 준비를 안 했기 때문이다.

기대하지 않은 눈 산행으로 행복한 산행을 마치고 귀가한다.

천황산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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